경륜 그랑프리 20년 역사 총정리!
2016시즌 대미를 장식할 그랑프리의 막이 오르며 팬들의 이목이 광명 스피돔으로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그랑프리 대회엔 절대 강자 없이 그 어느 때보다 두터워진 선수층으로 예선부터 치열한 접전과 함께 최고의 명승부가 이어질 전망이다.
신인 경주나 각종 대상경주가 스타의 등용문이라면 그랑프리는 명실상부한 최강자를 뽑는 자리다. 우승자는 당당히 경륜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과거 그랑프리대회의 특징과 이모저모를 1994년 원년부터 경륜을 분석해온 예상지 ‘최강 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의 도움으로 살펴봤다.
빅3 → 5인방 → 4천왕 → 지존시대로 이어지는 경륜 변천사!
과거 잠실 경륜 시절인 1996년, 연말 예정되었던 경기가 폭설로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다. 덕분에 당시 마지막 대상 경주(경륜사장배)에서 우승을 차지한 정세연은 '초대 챔프'란 타이틀을 얻게 된다. 돔 경륜장 시대인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1997년은 2기로 입문한 빅3 김보현, 원창용, 정성기가 벨로드롬(경륜장)을 호령했다. 이 시점부터 창원팀이 독주체제를 갖추게 되는데 연말 그랑프리 역시 이 지역 출신인 원창용(1997년)과 김보현(1998년)이 차례대로 접수한다.
이후 3기로 입문한 아마 도로 최강자 용석길과 원년 멤버의 자존심 허은회(1기)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며 벨로드롬은 다시 절대 강자 없는 5인방 시대로 재편되고 세를 더욱 불려가던 창원팀의 입지는 점점 더 강화된다.
하지만 이도 잠시 창원팀에 제동을 건 두 마리 용이 등장한다. 바로 4기로 입문한 엄인영과 주광일이다. 이 중 엄인영은 ‘경륜 황제’란 칭호를 얻으며 5인방을 하나 둘씩 제압해 나갔고 1999년 전무후무한 연대율(1, 2위로 골인한 회수를 전체 출주 회수로 나누어 백분율로 나타낸 것) 100%를 기록, 그해 그랑프리까지 움켜쥔다.
두 선수의 출현은 5인방 시대에서 4천왕 체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엄인영은 팔당에 새롭게 둥지를 틀며 창원팀 독주에 제동을 걸기 시작한다. 결국 라이벌이 된 두팀의 맞대결은 벨로드롬의 최대 흥행카드로써 늘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이때가 경륜의 전성기로 각종 대상경주 등 큰 규모 대회에서 엄인영, 주광일 콤비는 그야말로 맹위를 떨쳤다.
밀레니엄 시대, 지성환 독주! 지존 시대를 열다.
2000년 엄인영이 시드니 올림픽 참가이후 갑작스런 슬럼프로 주춤할 무렵,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 리스트인(1km 독주) 지성환이(6기) 혜성과 같이 등장한다. 지성환은 페달링 부터 달랐다. 스타트시 엉덩이를 들지 않았는데 순간스피드가 뛰어났고 종속은 한바퀴 승부를 나서도 떨어지는 법이 없었다. 죽마고우였던 원창용을 따라 창원에 둥지를 튼 지성환은 단숨에 4천왕을 굴복시킴은 물론 밀레니엄 시대 첫 그랑프리 우승자가 되고 엄인영에 흔들렸던 창원팀은 또다시 무적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벨로드롬이 처음으로 1인 독주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으로 그를 가리켜 '경륜지존'이라 불렀다.
하지만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결국 이듬해 수술대에 오르며 지성환은 짧지만 굵은 활약을 마감했다. 이후 국내 최고의 스프린터란 찬사를 받던 현병철(7기)과 홍석한이(8기)이 차례대로 등장하며 지성환의 대를 잇는다. 현병철은 2001년 우승. 홍석한은 2002년과 2003년 연속 우승으로 ‘두 번은 허락하지 않는다’는 그랑프리의 불문율을 깨는 기염을 토했다,
2004년엔 그랑프리 사상 처음으로 큰 이변이 발생된다. 아마시절 도로 출신인데다 선천적으로 한쪽 다리가 짧았던, 게다가 경륜에선 무명과 같던 이경곤이 시즌 후반 파란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더니 연말 그랑프리까지 움켜쥔 것이다. 화려한 아마 명성의 스프린터들이 독식한 그랑프리에 일대 파란이 일어난 것이다. 당시 2착은 역시 특선에선 막 고개를 들기 시작한 김민철로 이들의 동반입상은 80배가 넘는 쌍승 배당률을 가록하게 된다.
벨로드롬의 전설 조호성 등장! 2006년 광명돔 시대 개막!
잠실 경륜장 마지막해 우리나라 사이클 선수로는 불세출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조호성의 등장으로 벨로드롬이 떠들썩해진다. 중장거리 출신은 경륜에서 통할 수 없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조호성은 세계대회 우승자답게 승승장구한다.
처녀 출전한 2005년 잠실 마지막 대회를 접수했고 광명으로 옮긴 2년을 포함 3연패란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라서게 된다. 그랑프리뿐 아니라 조호성은 최다 연승, 최다 상금 등 경륜의 모든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명실상부 '벨로드롬의 황제'로 등극 했고 은퇴후엔 경륜의 레전드가 된다.
2008년 조호성이 연말 올림픽 출전이란 목표로 갑작스레 은퇴를 결심하면서 혼란속에 마지막 대회를 맞이하게 되는데 이런 어수선한 틈을 노린 홍석한이 5년만에 그랑프리를 재탈환하는 감격을 누린다. 하지만 이도 잠시 80년대생들이 세대교체를 외치며 무섭게 성장한다.
벨로드롬 춘추전국시대. 80년대생으로 세대교체
황제가 떠난 후 벨로드롬은 절대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한다. 특히 80년대생들의 전성시대로 변한 벨로드롬은 4점대의 무시무시한 고기아가 출현하게 되고 이중 고기아 시대를 몰고온 장본인 이욱동은 80년대생으론 최초 우승(2009년)을 거두는 돌풍을 일으킨다.
'스타군단' 호남팀 전성시대. 이명현 등장!
포스트 조호성이란 기대와 달리 이욱동의 기세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여타 선수들이 고기아에 적응을 마친데다 각종 부상 등이 겹치면서 하락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벨로드롬은 절대 강자도 절대 강팀도 없는 혼란속에, 2010년 김배영-김민철-송경방-노태경에 16기 수석 이명현이 가세한 호남팀이 지역 판도에 대 변혁을 일으키게 된다.
이른바 ‘벨로드롬의 레알 마드리드’라 불리는 스타군단 ‘호남팀’이 2010년 경륜을 평정하기 시작한 것. 노태경은 그해 승률, 연대율, 상금 등 전타이틀을 싹쓸이 했고 이런 노태경과 이명현을 등에 업은 송경방은 그토록 숙원하던 호남팀에 첫 그랑프리를 안긴다.
2011년에는 이명현이라는 괴물레이서가 등장한다. 4.23의 당시 최고 기아를 장착한 이명현은 화끈한 선행 전법을 주무기로 경륜의 레전드 조호성도 이루지 못했던 대상 경주 7회 연속 우승이란 금자탑을 이룩하며 스타덤에 올랐고 하늘만 허락한다는 그랑프리를 다음회까지 2회 연속 접수한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호남팀의 아성은 신성 이현구 박용범이 등장하면서 흔들렸고. 설상가상 이명현도 ‘기흉’(폐질환)이란 복병을 맞이하며 권좌에서 물러나게 된다.
비선수 최초 그랑프리 우승자, 박병하
경륜 출범 20년째를 맞이한 2013년 일대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데 바로 ‘비선수 출신’ 최초로 박병하가 그랑프리 챔피언에 등극하게 된 것. 이는 경륜 20년사에 처음 있었던 일로 최고의 엘리트 국가대표 출신들에게만 허용했던 금단의 벽이 허물어진 일종의 ‘혁명’ 이었다.
그리고 제2의 전성기에 접어든 김해팀의 좌청룡 우백호 이현구 박용범이 차례대로 2014년 2015년을 접수, 김해팀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이라 불리며 무소불위의 절대권력까지 행사하게된다.
한편 그랑프리의 마지막 승부수는 선행과 젖히기가 각각 1회 5회에 불과한 반면 추입이 14회로 압도적 비율을 차지했다. 우승자 평균연령 28세이고, 역대 최고령은 조호성으로 2007년 우승 당시 33세였다.
쌍승 최고 배당은 85.7배, 평균배당은 약 15배를 기록했다. 이중 최저배당이 동반입상에 성공한 예는 1997년과 2008년 단 두 차례 밖에 없었다는 점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순수하게 자력으로 우승을 차지한 예는 2001, 2004, 2009년(현병철, 이경곤, 이욱동) 단 세 차례에 불과하다. 이는 실력이 비슷한 선수들이 몰릴 경우 팀동료나 친한 선후배 연대가 직간접적으로 우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박창현 발행인은 이번 그랑프리 경주를 분석할 때 추입에 능한 20대 후반, 결승에서 연대를 많이 안고갈 수 있는 선수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역대 경륜 그랑프리 우승자>
96 |
97 |
98 |
99 |
00 |
01 |
02 |
03 |
04 |
05 |
06 |
07 |
08 |
09 |
10 |
11 |
12 |
13 |
14 |
15 |
정세연 |
원창용 |
김보현 |
엄인영 |
지성환 |
현병철 |
홍석한 |
홍석한 |
이경곤 |
조호성 |
조호성 |
조호성 |
홍석한 |
이욱동 |
송경방 |
이명현 |
이명현 |
박병하 |
이현구 |
박용범 |